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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과실로 판명난 미 공군 C-17 추락사고 군사와 컴퓨터

Pilot Error In C-17 Crash (기사 링크)

Aviation Week의 Ares 블로그에 올라온 빌 스위트먼 (Bill Sweetman)의 글로, 지난 7월 28일에 알래스카주
에 위치한 엘멘도르프-리차드슨 합동기지 (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에서 발생한 보잉 (Boeing)
C-17 수송기의 추락사고가 조종사의 과실로 판명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미 공군은 지난 12일, C-17 추락사고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사고 당시 수송기 기체 자체는 추락할 때까
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고, 날씨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아래 미 공군 측이 올린 추락 직전의 영
상을 보면 나오지만, C-17은 급격하고 빠듯한 저고도 선회를 실시하다가 엔진이 정지되고 말았다고 하네요.


© U.S. Air Force

C-17의 엔진이 정지된 건 엔진 결함 때문이 아니라 에어쇼의 시범비행을 연습하던 조종사가 비행 제한조건
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륙 직후 안전하지 않은 속도로 상승했고, 그 이후 시범비행에서 일반적인
1,500 피트가 아닌 850 피트 고도에서 수송기를 수평으로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수송기를 낮은 속도에 지나치게 급격한 경사각 (bank angle)으로 선회시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C-17 조종석의 엔진 정지경고 (stall warning)가 울렸지만 조종사는 이를 무시했고, 엔진이 정지된 이후에도
기수를 올린 채 (머리올림) 조종압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추락을 피할 수 있는 기회마저 놓쳤다고 합니다.

사고기의 기장은 소속된 비행부대의 수석 시험비행조종사로 C-17 수송기에서 3,250 비행시간을 기록한 베
테랑이었지만, 시범 비행 중에 지켜야할 제한사항을 수시로 위반했고, 특히 다른 승무원들에게 시범비행 중
에 울리는 엔진 정지경고를 무시해도 좋은 "이상현상 (anomaly)"이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 U.S. Air Force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조종사의 행동은 에어쇼에서 좋은 시범비행을 보여주려는 데서 기인했다고
하네요. 빌 스위트먼은 이 사고가 "왜 일어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이런 일이 재발했느냐"가 중
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슷한 사고가 전에도 있었기 때문이죠.

1994년 7월, 워싱턴주의 페어차일드 (Fairchild) 공군기지에서 기체명 CZAR 52였던 B-52 폭격기가 마찬가
지로 시범비행을 위한 연습을 위해 이륙했습니다. 폭격기의 기장은 부대의 수석 시범비행조종사인 아서 "
버드" 홀란드 (Arthur "Bud" Holland) 중령이었다고 합니다.

연습 비행의 마무리 단계에서 B-52 Czar 52는 KC-135 공중급유기가 활주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선회비행을 해야했습니다. 관제탑의 허락을 받아서 홀란드 중령은 360도 선회를 실시했습니다. 그
러나 이 선회는 급격한 경사각과 함께 250 피트라는 낮은 고도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 U.S. Air Force


경사각이 왼쪽으로 60도에 이르자 비행속도가 줄어들었고, 홀란드 중령과 부조종사는 기체 선회를 중단시
키려고 오른쪽으로 기체를 돌리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B-52 폭격기의 엔진은 정지되고 말았고 추락과
동시에 홀란드 중령을 포함한 조종사 및 승무원 4명 전원이 순직하고 말았습니다.

페어차일드 기지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결과적으로 미군이 군인력을 유지 및 관리하는데 있어 이정표가 되
었다고 합니다. 조사 결과, 홀란드 중령은 B-52를 조종하면서 수시로 비행제한 조건을 어겼었고, 승무원들
은 그와 함께 탑승하기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또한 홀란드 중령이 소속된 부대의 작전 부사령관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시정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명났고,
결국 군사법정에서 직무유기로 유죄를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이 사고는 이후 십수년간 공군은 물론 민간
항공분야에서도 안전규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타산지석으로 인용되어왔다고 합니다.


© U.S. Air Force

B-52의 사고는 홀란드 중령의 과실도 있었지만, 사고 원인이 된 360도 선회가 기본적인 폭격기의 비행 패
턴이 아니었다는 점, 승무원 중 한 명이 서둘러 교체된 관계로 비행에 앞서 제대로 브리핑을 받지 못한 점,
그리고 당시 바람이 시속 19km로 불고 있어서 비행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요소도 작용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7월에 발생한 C-17 추락사고는 B-52 사고의 전례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장의 안전
을 무시한 무모한 행태가 중요 원인이었기 때문에 미 공군은 우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앞으로 엘멘도르
프-리차드슨 기지의 C-17 비행부대 사령관 및 상급자들에 대한 직무유기 여부도 조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링크 1, 링크 2) / 동영상 출처 - 유튜브 (링크 1, 링크 2)



덧글

  • 존다리안 2010/12/14 21:42 #

    B-52가 360도 회전이라... 상상도 안가는군요.
  • dunkbear 2010/12/14 22:00 #

    동영상 보시면 나옵니다... 무모한 시도였지만
    당시에는 예측 못했을 것이고... 대가를 치르고 말았죠.
  • 마루 2010/12/14 21:50 #

    저 거체로 그런 걸 할 생각을 하다니...
    미국의 어떤 다큐에서 본 말이 생각나네요.
    제트 폭겨기를 몰고 있으면 자신이 전투기에 타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 수 있어서 무리한 기동을 하다가 추락한 일이 많다고.
    B-47이 특히 그런 일이 많았다고 하던데요.
  • dunkbear 2010/12/14 22:01 #

    잘은 모르지만 제트 엔진이 폭격기에 도입된 당시 비약적인 속도향상의 부작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 위장효과 2010/12/14 21:55 #

    게다가 플라이 바이 와이어 방식의 조종 시스템도 그런 걸 부추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악물고 죽어라 댕기는-영화에서처럼-조작을 안해도 비행기가 반응을 해 주니.
  • dunkbear 2010/12/14 22:02 #

    그런데도 조종사는 비행기의 안전장치를 무시하고 비행했으니 뭐...
  • 한뫼 2010/12/14 22:24 #

    B-1도 아니고 B52로 저짓이라니....... B1은 F4급 기동성이라도 있었지 B52는....
  • dunkbear 2010/12/14 22:39 #

    당시에야 저렇게 될 줄 몰랐겠죠...
  • 누군가의친구 2010/12/14 22:36 #

    1996년 4월 3일 미공군 IFO-21기추락사건의 경우 조사위원들이 놀라던게 미공군의 안전수칙이 민간 여객기보다도 안전수칙 강도나 훨씬 낮았다는 점이었지요.
    그래서 민간 여객기 안전수칙에 준하는 기준으로 향상되었습니다만, 이런 사고가 난걸 보면, 이건 뭐 저 조종사 마인드는 민간 여객기 조종사보다 못하단 소리군요.

    참고로 저 96년에 있던 추락 사건으로 론 브라운 상무장관 및 미국 산업 사절단 일행이 사망합니다.
  • dunkbear 2010/12/14 22:41 #

    목숨을 담보로 하는 군의 성격상 민간 수준의 안전수칙을 규율하지는 않았었겠지만,
    이제는 환경이 많이 달라졌으니까요. 그럼에도 저런 사고가 난 걸 보면 참... ㅡ.ㅡ;;;
  • 미망인제조기 2010/12/14 23:10 #

    B-52의 경우는 여러가지 전설이 존재하지만, 저 사고는 확실한 실수 입니다.
    기본적인 사항을 지켜줄 경우 안정성은 알려져 있으니까요.
    B-52 의 배면 비행이라던가, 수직 꼬리날개를 띠어 놓고 하는 비행 등등...사진도 찾아보면 나오는...
    하여간...결국 어떤 사고던지 핵심에는 인간의 흐리멍텅한 생각이 끼어드는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 dunkbear 2010/12/15 07:33 #

    말씀처럼 B-52나 C-17 사고 모두 결국 인간의 실책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봐야겠죠.

    근데 C-17 사고는 B-52 건으로부터의 교훈을 얻은 뒤에 발생한 거라서... 참....
  • 루드라 2010/12/15 00:59 #

    엔진 실속이라는게 동일한 기동 상태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안 일어날 수도 있는 법인데 조종사가 같은 경우에서 한 번 일어나지 않았던 걸 경험하고 안전하다고 속단해 버리는 거 아닐까 싶네요. 과학적 데이타를 무시하고 자기 실력을 과신한게 원인 같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 dunkbear 2010/12/15 07:34 #

    경보가 울려도 사고 없으니까 별거 아닌 걸로 치부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본인과 동료들의 목숨을 대가로 내놓고 말았구요.
  • 질러벨 2010/12/15 08:41 #

    추락장면을 보니....
    예전 러시아 에어쇼에서 수호이27이 관중석으로 추락한 사건이 생각나네욤;;;;살점이 파닥파닥;;;
    탈출한 조종사는 종신형을 받았던걸로 아는데 맞나요?
  • 질러벨 2010/12/15 09:23 #

    검색해보니 우크라이나 에어쇼 였었네욤-ㅅ-;

    http://cafe.naver.com/hawxgame.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7557

    심장이 약하신분은 보지 않는게 좋을듯....근데 내 뒷자리 여직원은 어머어머하며 잘도 보네요..;;;
  • dunkbear 2010/12/15 16:36 #

    해주신 링크는 네이버 카페라서 가입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것 같네요... ^^

    B-52 사고에서도 승무원 한 명이 사출 좌석으로 탈출에 성공했지만 추락으로
    발생한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하더군요...
  • harpoon 2010/12/15 12:33 #

    저런 대형기체들은 참 우아하게 날던데 말입니다. 급격한 선회는 아무래도 무리죠......
    글삼이는 그런고 말고 역추진기동만 보여줘도 대박인데 말입니다.
  • dunkbear 2010/12/15 16:36 #

    지나치게 근사한 비행동작을 보여주려다 화근을 부른 것 같더군요...

    말씀처럼 C-17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엄이 쩌는데...
  • deokbusin 2010/12/15 21:39 #

    비행기 사고와 관련된 꽤 유명한 속언이 생각납니다 :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조종사가 죽으면 조종사의 실수탓, 조종사가 살아남으면 비행기의 결함탓."
    (불행히도 우리나라 공군에서 벌어진 비행기 관련 사고의 후속처리는 저런 속언이 들어맞는 편입니다.)


    그리고 기량에 자신있는 조종사가 비행규정을 무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 탓일지도 모릅니다.
  • dunkbear 2010/12/15 23:48 #

    저도 들은 바 있는 속언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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