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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X : 제안요구서 최종안과 노쓰롭 그루만의 선택 군사와 컴퓨터

지난 주에 드디어 미 공군이 다시 시작인 차세대 공중급유기 사업 (KC-X)의 제안요구서 (Request for
Proposal, RFP)의 최종판이 공개되었습니다. 제안요구서의 최종본은 아직 접하지 못했고 초짜인 제가
무슨 의미인지 다 이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세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EADS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붐 방식의 급유봉을 장착하고 비행 중인 A330MRTT / KC-45의 모습.)


1) KC-X 제안요구서 최종본, 무엇이 달라졌나.

결론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작년 9월에 KC-X 사업을 재가동하면서 제안요구서의
초안이 나왔고 최종본이 나오기 전까지 미 공군과 보잉 및 노쓰롭 그루만사가 RFP 조율을 위해 계속
접촉해 왔었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두 업체 모두 미 공군의 방침을 좋아하지 않았었습니다.
 
결국 제안요구서 최종본은 초안과 근본적으로 달라진 점이 없이 기술적인 부분이 첨삭되었고 업체의
위험부담을 일부 경감시켜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C-X의 골격인 고정가격 (Fixed-Price)은 여전
하기 때문에 입찰한 업체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가격을 최대한 후려쳐야 할 것 입니다.

KC-X 사업의 가격 시스템은 제가 예전에 올렸던 글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만 쉽게 얘기해서
제안요구서의 필수항목 372개를 충족시킨 상태에서 두 업체가 제시한 가격들의 차이가 1% 이상이면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가격 차이가 1% 이하면 90여개의 추가 요구 사항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통해서 각 업체의 제안을 검토
하고 그 끝에 최종 가격이 결론나면 두 업체가 제시한 가격 차이가 1% 이내라도 1센트가 싼 쪽이 수주
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미 공중급유기를 제조 및 개발하고 있는 보잉과 노쓰롭 두 업체는 RFP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
에 RFP 충족에 실패할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누가 자사의 기종의 스펙과 성능에 맞춰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350억 달러에 이르는 KC-X 사업의 승자가 결정될 것입니다.



(2008년 일본 항공자위대에 인도된 KC-767J 공중 급유기의 모습.)

업체의 부담을 덜어주는 부분은 RFP에 제시된 요구 항목 (Lot)에서 고정가격인 Lot1부터 2까지는 만약
이 항목들에 해당되는 개발비용이 계획된 수치에서 125%를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정부가 60%, 업체가
40%를 부담하는 식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Lot3부터 5까지는 고정가격이 아닌데 계획된 비용에서 2.5%를 초과하면 그 초과분을 모두 정부가 흡수
한다고 합니다. 또한 Lot6부터 13까지도 계획된 예산에서 1%를 초과하면 역시 그 초과분을 정부가 대
준다고 하네요. 이는 사업계약자 보호 및 혈세 낭비 차단이라는 목적을 이루려는 의도라고 합니다.

제안요구서 최종본에서는 세부항목 230여개가 업체와의 대화를 거쳐서 수정되었는데 미 공군과 국방부
에 의하면 KC-X 기종에 대해서 제안요구서에 없는 기능이나 성능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급유 기능 외에 물자나 인력 수송 및 긴급 환자 수송 같은 다목적 기능들을 말이죠...

결국 가격에서나 미 공군의 요구사항 모두에서 노쓰롭 그루만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입니다. KC-45 /
A330MRTT의 강점은 급유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임무도 수행하는 다목적성에 있었는데 미 공군이
그런 기능을 처음부터 배제한데다 가격마저 최대한 저렴한 기종을 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2) 과연 노쓰롭 그루만은 KC-X 사업에 입찰할 것인가?

KC-X 사업에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노쓰롭 그루만이 KC-X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94-96%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원래 노쓰롭 그루만은 항공수송 계열 기업은 아니었습니다.



(A330MRTT / KC-45A가 미 공군 B-2 폭격기를 급유하는 노쓰롭 그루만사의 일러스트.)

그럼에도 미국 현지에 A330 조립공장을 세워서 경쟁자인 보잉을 견제하려던 EADS사와 사업영역을
넓혀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싶었던 노쓰롭 그루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KC-X 사업을
위해 손잡게 되었고 결국 사업권을 따내는데 성공합니다. 뭐, 보잉의 항의로 무산되었지만요...

몇년 전만해도 EADS는 A330 여객기 기체를 원가로 노쓰롭 그루만에 공급할 수 있었고 덕분에 노쓰롭
그루만은 (KC-X 사업권을 따내면) 이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대신 EADS는 미국에 공장을 세워 진출할
수 있었을 테구요. 한마디로 EADS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먼저 A380 여객기 개발은 물론 개발 지연으로인해 수십억 유로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는 A400M 군용수송기가 EADS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새로운 KC-X 사업의 고정
가격제는 노쓰롭이 승리해도 2027년까지 EADS는 KC-X 부문에서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노쓰롭 그루만의 새 CEO인 웨스 부시 (Wes Bush)는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회사의 순이익 창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노쓰롭 그루만과 EADS사
모두 다른 이유지만 이익창출이 훨씬 더 중요한 사안이 된 것이죠.

KC-X 사업에 입찰하는 과정에만도 1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정도의 돈도 노쓰롭이나
EADS 모두에게 현 시점에서는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이러니 보잉에게 가뜩이나 유리한 KC-X에 굳이
입찰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 것은 당연한 것이죠.



(EADS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붐 방식의 급유구를 장착한 호주 발주분 A330MRTT의 모습.)

근데 노쓰롭 그루만이 참여를 포기한다면 보잉이야 좋겠지만 미 공군과 국방부는 곤혹스러워집니다.

KC-X의 고정가격제 핵심은 2개 이상의 업체들이 서로 가격 후려치기를 통해서 기체 가격을 낮추는 것
은 물론이고 기체 개발비용의 상승을 차단하는 것인데 만약 업체가 1개만 참여한다면 경쟁 자체가 존재
하지 않는 것이니 당연히 가격 후려치기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와 공군은 마땅한 대책도 없습니다. 지난 24일 국방차관 윌리엄 린, 국방부 무기사
업부장 애쉬톤 카터 및 공군 참모총장 마이클 돈리가 미 의회에 RFP에 대한 보고를 했을 때 이에 대한
대책을 질문 받았지만 린 차관만이 구체적 설명 없이 다른 방법이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고 합니다.


3) KC-X의 미래는?

현재 KC-X 제안요구서의 조건은 보잉사에게는 유리한 조건입니다. 물론 고정가격제 자체는 보잉에게도
기분 좋은 건 아니지만 KC-767이 (노쓰롭의 KC-45보다) 낮은 체급의 기종이라는 게 이번 KC-X 사업에
서는 유리하게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 공군이 급유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점도 크지만요.

노쓰롭의 경우 급유기와 같은 항공수송분야는 생소한데다 새로운 CEO가 순이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파트너인 EADS는 미국 진출은커녕 A380 여객기 및 A400M 군수송기 개발과 양산만으로도 턱 밑
까지 물이 찼다고 할 정도로 벅찬 상태입니다. KC-X 사업이 수익을 보장 못한다면 발을 뺄 공산이 크죠.



(프로브 앤 드로그 방식의 급유구를 스페인 공군 F/A-18D 전투기에 테스트 중인 A330MRTT) 

미 공군과 국방부는 작년 9월 제안요구서 초안을 제시한 이래 업체들의 불만과 의견을 수렴해서 보잉과
노쓰롭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제안요구서 최종본을 제시했어야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보잉만 참여
하는 분위기로 돌아가면서 애써 강구한 고정가격제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미 공군과 국방부는 KC-X 기종이 선정되면 시제기는 2012년에 첫 비행을 하고 2013년부터 7대
의 기체를 초도생산하기 시작해서 2015년까지 미 공군에 인도하고 2017년부터 임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장차 어떻게 KC-X 사업이 전개될 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공군이 공중급유기를 도입하게 되면 (물론 도입사업 자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지만요.)
미제나 미 공군 기종을 선호하는 경향 때문에 A330MRTT 같은 기종이 우리군에 줄 수 있는 여러 장점들
(급유 외에 물자 및 병력 수송이나 긴급구호 등)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기사 출처 - Aviation Week Ares Blog (링크 1, 링크 2), Defense News (링크, 링크 2)

사진 출처 - 노쓰롭 그루만 KC-45 홈페이지 (링크) / 위키피디아 (링크)


덧글

  • unmp07 2010/02/28 14:15 #

    개인적으로 A330MRTT가 선정되어서 일본이 X망의 테크트리를 타는 걸 보여줬으면.....
    (남 잘되는 꼴을 못보죠.)
  • dunkbear 2010/02/28 14:57 #

    저도 (솔직히 일본 조트망하건 안하건 상관 안하지만) 우리나라에 A330MRTT가
    날아댕기는 것 좀 보고 싶어서 미 공군에도 A330MRTT 선정을 바랬었습니다만...

    이제는 힘들게 보입니다. ㅠ.ㅠ
  • sescia 2010/02/28 19:03 #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더니 보잉이 유리한건 사실인가봐요? 요즘 민항기는 에어버스에게 밀리고 있는 실정인데 군용기까지 에어버스에 밀려버려버리면 아무리 돈많은 천조국이라도 자국기업을 키우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듯... 사실 지난 사업에서 보잉의 강한 항의에 사업을 원점으로 돌려진 이유도 이러한 보이지않는 힘이 있었다고 합니다. 역시 보잉이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기 제조국이 홈어드벤치를 가지고 있다는것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 dunkbear 2010/02/28 19:21 #

    아무래도 그럴 겁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경제불황으로 미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구요. 보잉만해도 미국 전역에 여러 공장들을 가지고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C-17 수송기가 미 공군의 반대에도 의회의 허락으로 계속 생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네요. ^^
  • 가릉빈가 2010/03/01 01:35 #

    C-17이 미 공군의 반대를 받고 있나요? 그건 몰랐네요.
    글로브 마스터가 비싸서 그렇지 나름 평판이 좋은줄 알았는데
    어떤 문제가 있어서 미 공군의 반대를 받고 있나요?
  • dunkbear 2010/03/01 07:43 #

    2007년부터 미 공군이 C-17 도입 중단을 시도해왔었습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성능 자체가
    문제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120대로 예정된 도입물량을 초과한데다 운용 비용의 부담도 만
    만치 않았기 아닐까 봅니다.

    물론 당시 미 공군 내부에서 C-17 추가 도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임무가 늘어나면서 C-17의 동체 피로도가 증가한 탓인지 2007년에는 미 공군이 16억 달러의
    예산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요청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2008년부터는 당연히도 경제불황으로 예산삭감 등의 이유로 축소를 원했겠지만 여느 때처럼 미국
    여러 지역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C-17 생산라인 및 관련 시설을 폐지않으려는 미 의원들의 노력으로
    아직도 C-17은 생산 중이죠. ^^
  • sescia 2010/03/01 02:38 #

    글로브마스터는 이미 미공군의 목표 수량을 초과 달성했습니다. 2007년 미공군은 도입 중단을 선언 했습니다. 이미 충분한 수량을 확보했기때문이죠. 하지만 미공군이 구입을 중단하면 해당지역의 생산공장 라인이 중단되고 라인이 중단되면 공장은 폐쇄.. 해당 지역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실업자가 되죠. 실업자가 되면 불만이 터질테고 그지역의 경제까지 영향을 미치겠죠. 그러면 그해당지역의 의원들은 다음선거에서 불리해지겠죠. 그러니 해당지역의 의원들은 기를쓰고 도입하라고 미공군에 압력을 가하죠. 때문에 미공군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계속해서 도입하는 실정이지요. 실제로 보잉은 글로브마스터를 미공군이 계속해서 도입하지않으면 생산공장을 폐쇄한다고 으름장을 놓았죠. 때문에 해당지역의 의원들은 기를쓰고 미공군에 도입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미공군이 원하지도 않는 예산을 억지로 만들어 지금까지 계속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 dunkbear 2010/03/01 07:46 #

    말씀과 같은 이유로 C-17 공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2010년 국방예산을 가지고
    미 양원에서 심의할 때도 C-17 추가 생산을 3대로 하냐 10대로 하냐를 가지고 나눠졌는
    데 결국 많이 생산하는 쪽으로 결론나고 말았죠. 보잉은 이미 (UAE 발주를 가정하고)
    올해 생산분 4대를 이미 생산하기 시작했었다고... ㅡ.ㅡ;;;
  • sescia 2010/03/01 20:04 #

    미공군의 글로브마스터 도입 예정 댓수가 120대인가요? ㅎㅎㅎ 미공군의 입장도 이해가 가요. 미의회에서 계속해서 도입히라고 해서 현재 추가 도입물량까지 합치면 무려 223대.. 예정 도입보다 거의 2배에 달하니 -_-;;; 더구나 그이후에서 계속해서 미의회에서는 계속해서 도입하라고 압력을 가할테고.. 미공군도 골치 아프겠군요. 해외 수출물량17대까지 합치면.. 뭐 잘하면 글로브마스터도 300대까지 생산하겠군요.^^
  • dunkbear 2010/03/01 20:52 #

    초기에 계획된 대수가 120대였다고 합니다. (위키피디아 정보) 그러던 것이 자꾸 늘어난 것이죠.
    물론 2007년까지 몇년간은 아프간과 이라크 전 때문에 대형 수송기의 필요성이 컸기 때문에 미
    공군도 잔말없이 계속 받아들였지만 2007년부터는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미 공군 장성이나 관계자 모두가 C-17 추가에 반대하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요즘과 같은 불황에
    예산감소를 감안하면 더 이상의 C-17 추가는 미 공군이라도 좀 버거울 것 같다고 봅니다. 나중에
    글 올리겠지만 C-17 외에도 C-5B/C 및 C-130계열 수송기 업글 사업도 해야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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