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콥터 (Eurocopter)사가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 (中国航空工业集团公司, China Aeronautics Industries
Group Corp., AVIC)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할 예정인 EC-175 중형 다목적 헬기가 지난 12월 17일 '공개적'
으로 첫 비행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시제기의 첫 비행은 12월 4일에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유로콥더사는 2005년 5월,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 산하의 하르빈 항공제조공사 (Harbin Aircraft Manufacturing
Corp.)와 중국형 중형헬기사업 (Chinese Medium Helicopter, CMH)을 진행하기로 하고 같은 해 12월 60억
유로에 달하는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년간 EC-175 혹은 중국 제식명 Z-15를 개발해왔었습니다.
이번 공개비행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 지역의 마리냔 (Marignane)에 위치한 유로콥터사의 공장에서 업체
관계자, 중국 및 유럽의 개발 파트너, 발주 관계자 및 유로콥터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유로콥터사의 시험 테스트 조종사인 알랭 디 비앙카 (Alain Di Bianca) 및 시험비행기술자들인 마이클 오스월드
(Michel Oswald)와 패트릭 브레몬트 (Patrick Bremont)가 EC-175의 첫 공개비행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EC-175는 최대이륙중량 (Max Take Off Weight)이 7톤에 이르는 유로콥터의 차세대 다목적 헬기로 다양한
민간용도로 쓰일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고 합니다. EC-175는 유로콥터의 AS-365 도팡 (Dauphin, 4-5톤급)과
AS-332/EC-225 슈퍼 푸마 (Super Puma, 9-11톤) 사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체급의 기종이기도 합니다.
이중 FADEC (Full Authority Digital Engine Control)을 채택한 프랫 앤 휘트니 캐나다 (Pratt & Whitney Canada)
사의 PT6C-67E (2,000 마력) 터보 섀프트 엔진 2개를 장착한 EC-175는 조종사 2명을 포함, 최대 18명을 탑승시킬
수 있고 동급의 헬기 중 가장 낮은 소음과 진동을 가지고 있다고 유로콥터사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미 114대의 선주문을 받아놓고 있는 EC-175는 2011년까지 유럽항공안전청 (EASA, 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의 인증을 받아내고 2012년부터 양산형을 주문 고객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로콥터사는
향후 20년간 800대의 EC-175를 판매해서 직간접적으로 2,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CMH 사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KUH인 수리온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리온의 최대이륙중량이 8.7톤 (방사청 블로그 자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시장에 판매한다고 했을 때 거의
같은 체급인 EC-175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특히 더 중요한 점은 EC-175나 수리온 모두 유로콥터와 관련되어 있는데 EC-175는 유로콥터의 '자체 기종'인
반면, 수리온은 어디까지나 유로콥터가 개발에 '협력'한 기종으로 그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수리온의 해외 수출을
위한 자회사를 유로콥터와 함께 세우는 등 협력을 받겠지만 자사의 자체 기종과 같은 노력과 열성을 기울여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로콥터는 EC-175로, 중국 AVIC사는 Z-15로 각기 나눠져서 제작되고 판매되고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
수리온은 세계 시장에서 알맹이는 똑같지만 2개의 사실상 다른 기종과 싸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우 Z-15의 자국내 민간/군용 수요만 충족시켜도 개발비를 뽑고도 남을 것 같고 파키스탄과 같은 전통적인 친중국
국가들에게도 좋은 조건으로 판매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수리온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EC-175라는 강한 상대와 싸워서 이겨야 할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EC-175의 첫 공개비행 행사를 담은 것인데 EC-175만 아니라 도팡, 페넥, 슈퍼 푸마까지 총출동해서
EC-175의 첫 공개 비행을 축하해주고 있고 특히 곧 은퇴할 예정인 유로콥터사의 실험용 시험 조종사 자크 라라
(Jacques Larra)가 사상 처음 동급의 헬기로는 공개적으로 슈퍼 푸마로 공중제비 비행(loop the loop)을 선보였을
정도로 유로콥터는 EC-175 홍보에 열성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슈퍼 푸마의 묘기는 1분 25초부터 보입니다.)
과연 유로콥터가 KAI의 수리온 첫 비행 행사에서 저런 대접을 할 수 있게 협조해줄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이 소식을 처음 접한 게시물 (링크)을 쓰신 TRENT님의 지적처럼 올해 2009년은 여러모로 신형 항공기들의
첫 비행이 유난히 많았었습니다. 수년간의 지연으로 개발사에 애를 태우던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에어버스 A400M
군용수송기가 드디어 첫 비행을 실시한 소식이 가장 큰 뉴스였죠.
또한 어거스타웨스트랜드 (AugustaWestland)사의 AW149와 AW159 (링스 와일드캣) 중형 헬기의 첫 비행 소식도
의미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AW149는 최대이륙중량이 8.1톤이기 때문에 EC-175와 비슷한 체급이라서 최소한
군수용 회전익기 시장에서는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민수용으로 나온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죠.
AW149는 이미 터키의 다목적 헬기사업 (Turkish Utility Helicopter Programme)에 TUHP149라는 제식명으로 제안
되어서 시코르스키 (Sikorsky)사의 블랙호크 (터키 제식명 T-70)과 격돌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이미 중국시장 석권이 유력한 유로콥터의 EC-175.
세계 각국에 400여대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셀러인 AW139에서 한 체급을 늘린 AW149.
게다가 유로콥터와 어거스타웨스트랜드 모두 방산업계에서 알아주는 전통의 헬리콥터 제조사입니다.
수리온이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경쟁자들과 싸워서 이겨야만 합니다. KUH 개발 계획 당시 정부가 그렇게
외치던 주장 중 최소한 '틈새 시장 공략'은 이제 더 이상 큰 메리트가 아닌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 : Eurocopter Celebrates the Maiden Flight of Its New EC175 Helicopter (링크)
동영상 및 사진 출처 - defense-Aerospace.com (링크), TRENT님 / 유용원의 군사세계 (링크)
Group Corp., AVIC)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생산할 예정인 EC-175 중형 다목적 헬기가 지난 12월 17일 '공개적'
으로 첫 비행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시제기의 첫 비행은 12월 4일에 이루어졌다고 하네요.
유로콥더사는 2005년 5월,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 산하의 하르빈 항공제조공사 (Harbin Aircraft Manufacturing
Corp.)와 중국형 중형헬기사업 (Chinese Medium Helicopter, CMH)을 진행하기로 하고 같은 해 12월 60억
유로에 달하는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4년간 EC-175 혹은 중국 제식명 Z-15를 개발해왔었습니다.
이번 공개비행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이유 지역의 마리냔 (Marignane)에 위치한 유로콥터사의 공장에서 업체
관계자, 중국 및 유럽의 개발 파트너, 발주 관계자 및 유로콥터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졌습니다.
유로콥터사의 시험 테스트 조종사인 알랭 디 비앙카 (Alain Di Bianca) 및 시험비행기술자들인 마이클 오스월드
(Michel Oswald)와 패트릭 브레몬트 (Patrick Bremont)가 EC-175의 첫 공개비행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EC-175는 최대이륙중량 (Max Take Off Weight)이 7톤에 이르는 유로콥터의 차세대 다목적 헬기로 다양한
민간용도로 쓰일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고 합니다. EC-175는 유로콥터의 AS-365 도팡 (Dauphin, 4-5톤급)과
AS-332/EC-225 슈퍼 푸마 (Super Puma, 9-11톤) 사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체급의 기종이기도 합니다.
이중 FADEC (Full Authority Digital Engine Control)을 채택한 프랫 앤 휘트니 캐나다 (Pratt & Whitney Canada)
사의 PT6C-67E (2,000 마력) 터보 섀프트 엔진 2개를 장착한 EC-175는 조종사 2명을 포함, 최대 18명을 탑승시킬
수 있고 동급의 헬기 중 가장 낮은 소음과 진동을 가지고 있다고 유로콥터사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미 114대의 선주문을 받아놓고 있는 EC-175는 2011년까지 유럽항공안전청 (EASA, 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의 인증을 받아내고 2012년부터 양산형을 주문 고객들에게 인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유로콥터사는
향후 20년간 800대의 EC-175를 판매해서 직간접적으로 2,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CMH 사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KUH인 수리온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수리온의 최대이륙중량이 8.7톤 (방사청 블로그 자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시장에 판매한다고 했을 때 거의
같은 체급인 EC-175와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특히 더 중요한 점은 EC-175나 수리온 모두 유로콥터와 관련되어 있는데 EC-175는 유로콥터의 '자체 기종'인
반면, 수리온은 어디까지나 유로콥터가 개발에 '협력'한 기종으로 그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수리온의 해외 수출을
위한 자회사를 유로콥터와 함께 세우는 등 협력을 받겠지만 자사의 자체 기종과 같은 노력과 열성을 기울여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로콥터는 EC-175로, 중국 AVIC사는 Z-15로 각기 나눠져서 제작되고 판매되고 사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
수리온은 세계 시장에서 알맹이는 똑같지만 2개의 사실상 다른 기종과 싸워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우 Z-15의 자국내 민간/군용 수요만 충족시켜도 개발비를 뽑고도 남을 것 같고 파키스탄과 같은 전통적인 친중국
국가들에게도 좋은 조건으로 판매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수리온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EC-175라는 강한 상대와 싸워서 이겨야 할 것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EC-175의 첫 공개비행 행사를 담은 것인데 EC-175만 아니라 도팡, 페넥, 슈퍼 푸마까지 총출동해서
EC-175의 첫 공개 비행을 축하해주고 있고 특히 곧 은퇴할 예정인 유로콥터사의 실험용 시험 조종사 자크 라라
(Jacques Larra)가 사상 처음 동급의 헬기로는 공개적으로 슈퍼 푸마로 공중제비 비행(loop the loop)을 선보였을
정도로 유로콥터는 EC-175 홍보에 열성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슈퍼 푸마의 묘기는 1분 25초부터 보입니다.)
과연 유로콥터가 KAI의 수리온 첫 비행 행사에서 저런 대접을 할 수 있게 협조해줄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이 소식을 처음 접한 게시물 (링크)을 쓰신 TRENT님의 지적처럼 올해 2009년은 여러모로 신형 항공기들의
첫 비행이 유난히 많았었습니다. 수년간의 지연으로 개발사에 애를 태우던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에어버스 A400M
군용수송기가 드디어 첫 비행을 실시한 소식이 가장 큰 뉴스였죠.
또한 어거스타웨스트랜드 (AugustaWestland)사의 AW149와 AW159 (링스 와일드캣) 중형 헬기의 첫 비행 소식도
의미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AW149는 최대이륙중량이 8.1톤이기 때문에 EC-175와 비슷한 체급이라서 최소한
군수용 회전익기 시장에서는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민수용으로 나온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죠.
AW149는 이미 터키의 다목적 헬기사업 (Turkish Utility Helicopter Programme)에 TUHP149라는 제식명으로 제안
되어서 시코르스키 (Sikorsky)사의 블랙호크 (터키 제식명 T-70)과 격돌하고 있기도 합니다.
중국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이미 중국시장 석권이 유력한 유로콥터의 EC-175.
세계 각국에 400여대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셀러인 AW139에서 한 체급을 늘린 AW149.
게다가 유로콥터와 어거스타웨스트랜드 모두 방산업계에서 알아주는 전통의 헬리콥터 제조사입니다.
수리온이 해외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이런 경쟁자들과 싸워서 이겨야만 합니다. KUH 개발 계획 당시 정부가 그렇게
외치던 주장 중 최소한 '틈새 시장 공략'은 이제 더 이상 큰 메리트가 아닌 것 같습니다.
관련 기사 : Eurocopter Celebrates the Maiden Flight of Its New EC175 Helicopter (링크)
동영상 및 사진 출처 - defense-Aerospace.com (링크), TRENT님 / 유용원의 군사세계 (링크)
덧글
수리온... 그래도 우리나라 헬기인데 우리라도 신경써줘야죠... ㅠ.ㅠ
이왕이면 해병대 상륙헬기용도와, 해경용으로 발주해주면 싼 가격에 그런대로 괜찮은 녀석을 뽑을수있고...
수리온도 스펙이 나쁜편은 아니고... 일단 상황을 봐야죠. ^^
무엇보다 저 모델은 유로콥터사의 자체 모델이니....
룹은 이중반전 로터만 가능한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그런 비행을 한 것 자체가 유로콥터의 의욕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