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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판 덩케르크에서 활약한 무기열전 (3) 군사와 컴퓨터

Cicero님께서 두차례에 걸쳐서 올려주신 루마니아판 덩케르크 60,000 작전 (링크 1, 링크 2)에 출연
(?)한 다양한 나치 및 루마니아와 소련의 무기들에 대한 얘기 세번째 입니다. 아무래도 4부까지 갈 것
같습니다... ㅠ.ㅠ

아무튼 시작합니다. ^^;;;


1) 루마니아의 R급 구축함



(소련 흑해함대 소속의 구축함 리호이 (왼쪽)과 레투치 (오른쪽))

위 사진의 설명을 보시고 루마니아 구축함 소개에 웬 소련 구축함 사진이냐고 하시겠지만 여기에는
다 사연이 있습니다. ^^

루마니아 R급 구축함들의 기원은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루마니아는 대형 구축함 4척
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 위치한 패티슨 (Pattison) 조선소에 수주합니다. 이 구축함들은 각각 비포르
(Vifor), 비스촐 (Viscol), 버르테지 (Vârtej) 그리고 비젤리아 (Vijelia)로 명명되죠. 근데 막상 이 전함
들은 루마니아에 인도되지 않습니다.

1915년 세계 1차 대전이 터지자 이탈리아 정부가 이 구축함들을 징발했던 겁니다. -.-;;

함명도 아퀼라 (Aquila), 팔코 (Falco), 니비오 (Nibbio) 그리고 스파르비에로 (Sparviero)로 바꾸죠.
이탈리아가 왜 이런 짓을 했냐 하면 이 구축함들은 당시 이탈리아가 보유하고 있던 어느 구축함보다
도 더 크고 강력한 함포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탈리아는 자체적으로 이 구축함들을 마라스티 (Marasti)급으로 명명합니다.



(1917년의 NMS 마라스티급 구축함. 후에 NMS 레기나 마리아가 됩니다.)

아무튼 1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 1930년에 이탈리아가 이 4척의 구축함 중 2척을 루마니아에 재판매합
니다. 바로 이 2척의 구축함들이 루마니아의 R급 구축함들인 NMS 레겔레 페르디난드 (Regele Fer-
dinand)와 NMS 레기나 마리아 (Regina Maria) 입니다.

R급의 R은 바로 Regele Ferdinand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겁니다. 원래 루마니아는 4척 모두 인수하
려고 했지만 경제사정이 안좋아서 이 2척만 확보했던 것이죠.

참고로 루마니아에 넘기지 않은 나머지 2척은 이탈리아가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1937년 내전이 한창
이던 스페인의 프랑코 측에 멜리야 (Melilla)와 세우타 (Ceuta)라는 함명으로 판매합니다. 이 2척은 내
전 종식 후 스페인 해군에서 운용되다가 1948년과 1950년에 폐기 처분 됩니다.



(소련 흑해 함대 소속의 구축함 레투치. 원래 루마니아의 NMS 레기나 마리아호였습니다.)


Cicero님의 루마니아판 덩케르크에 나온 것처럼 NMS 레겔레 페르디난드와 NMS 레기나 마리아는
2차 대전 내내 흑해 연안에서 주축국의 일환으로 활약하다가 1944년 루마니아의 항복 후 소련의 흑
해 함대에 리호이 (Likhoi)와 레투치 (Letuchy)라고 함명을 바꿔서 편입됩니다.

그 후 이 구축함들은 1953년 루마니아 측에 다시 넘겨져서 활동하다가 1960년대에 퇴역하게 됩니다.

상당히 복잡하죠? ^^;;; 간략하게 정리하면 :

비포르 (Vifor) - 아퀼라 (Aquila) - 멜리야 (Melilla, 프랑코 측 반란군 - 스페인 해군)

비스촐 (Viscol) - 팔코 (Falco) - 세우타 (Ceuta, 프랑코 측 반란군 - 스페인 해군)

버르테지 (Vârtej) - 니비오 (Nibbio) - NMS 레기나 마리아 (Regina Maria, 루마니아) -
레투치 (Letuchy, 소련)

비젤리아 (Vijelia) - 스파르비에로 (Sparviero) - NMS 레겔레 페르디난드 (Regele
Ferdinand
, 루마니아) - 리호이 (Likhoi, 소련)


이렇습니다. ^^



(소련 흑해 함대의 구축함 리호이. 원래 루마니아의 NMS 레겔레 페르디난드호였습니다.)


2) Petlyakov Pe-2 폭격기



(급강하 중인 페틀리야코프 Pe-2)


페틀리야코프 (Petlyakov) Pe-2는 2차 대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급강하 폭격기로 소련만 아니라 전후
중국,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는 물론 핀란들에서도 운용된 기종입니다.

이 폭격기의 태생은 꽤 흥미롭습니다.

이 기체의 설계자인 블라디미르 페틀리야코프 (Vladmir Petlyakov)가 1937년 투폴레프 (Tupolev)
ANT-42 폭격기의 디자인 완성을 일부러 늦추고 있다는 누명을 쓰고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에 끌려
가는데 그 수용소 내에 따로 설립된 연구 및 개발 기관인 샤라슈카 (Sharashka)에서 일하게 됩니
다.

샤라슈카는 1934년 당시 소련의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을 쿠테타를 일으키려 했다는 거짓죄목으로 재
판한 일명 'Industrial Party Trial'에서 형을 선고받은 레오니트 탐진 (Leonid Ramzin)을 비롯한 다른
기술자들을 모아 NKVD와 KGB의 전신인 소련 비밀경찰인 GPU의 산하에 특수 디자인과를 설립한데
서 기원합니다.

이후 1938년 NKVD의 국장이었던 악명 높은 베리야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점점 더 덩치를 키우게
되는데 1949년에는 군사 무기 개발은 물론 소련의 민수 개발 및 연구까지 영역을 넓히게 됩니다. 하
지만 1953년 스탈린 사후, 후계자인 후르시초프가 베리야를 간첩 혐의로 처형하면서 샤라슈카도 해
체됩니다.



(비행 중인 페틀리야코프 Pe-2)


아무튼 샤라슈카에서 페틀리야코프와 그가 이끌게 된 기술자들은 ANT-42 폭격기를 호위할 수 있는
개발명 VI-100으로 명명된 고고도 전투기 개발을 지시받고 일을 시작합니다. 2대의 시제기 중 한 대
가 1939년 12월 22일 처음 비행합니다.

VI-100은 당시 기준으로 매우 정교한 전자장비와 첨단 기술이 집약된 기체로 시제기가 큰 호평을 받
아서 즉각 생산에 돌입하게 됩니다.
페틀리야코프와 그의 디자인팀은 그 '공로'로 감옥에서 VI-100이
1940년 노동절 퍼레이드에서 공개되는 것을 지켜보는 '영광(?)'을 누립니다. ㅡ.ㅡ;;;

근데 막상 생산에 들어가려는 찰나, 소련 공군이 VI-100을 다시 디자인 할 것을 지시합니다. 그 이유
는 나치 독일 공군이 폴란드 전에서 보여준 전술폭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소련 공군은 폭격기 호
위용 전투기보다 급강하 폭격기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페틀리야코프 Pe-2 급강하 폭격기)

소련 공군은 페틀리야코프에게 45일간의 기간을 주고 VI-100을 급강하 폭격기로 재디자인하라고 지
시를 내립니다. 페틀리야코프와 그의 팀의 심정이야 '쒸발, 그렇게 쉬우면 니들이 한번 해봐'였겠지만
군대에서 까라면 까야죠, 뭐...

게다가 샤라슈카라는 수용소 내의 연구실인데 까딱하면 '진짜' 강제노동하니 별 수 있겠습니까? -.-;;; 

아무튼 투덜거리면서 이거저거 빼고 추가한 끝에 PB-100으로 명명되었는데 시제기도 없이 스탈린이 
그 디자인
을 보고 충분히 만족해서 페틀리야코프를 수용소에서 풀어주고 그의 이름을 그가 개발한
항공기의 명칭에 넣을 수 있도록 허가합니다.

이렇게 시제기도 없이 PB-100이 1940년 12월에 바로 양산에 들어갔던 이유는:

스탈린 동지께서 빨리 만들지 않으면 조지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거 농담아니고 진짜랍니다. -.-;;)

그래서 새롭게 Pe-2로 명명된 급강하 폭격기는 1941년 봄부터 공군에 인도되서 바로 전투에 투입된
것입니다.



(폴란드 공군이 운용하던 페틀리야코프 Pe-2)


Pe-2는 비행 중에는 조종하기 좋은 기체였지만 막상 이륙할 때는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아당기는데 많
은 힘을 써야했었습니다. 남자 조종사들에게는 문제가 안되었는데 소련의 경우 많은 여성 조종사들도
활동하고 있었던 게 문제가 됩니다.

여성 조종사들이 Pe-2를 조종해서 야간폭격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들이 이륙할 때 끌어 당기기 힘든
조종간 때문에 애를 먹자 이륙할 때 여성 승무원 한명이 조종석 뒤에서 여성 조종사와 함께 조종간을
잡아서 같이 끌어당기고 이륙에 성공하면 도와준 여성 승무원은 다시 제 위치에 복귀하는 방식을 썼
다고 합니다. ^^;;;



(Pe-2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제125 비행대 여성부대 소속의 부지휘관인 마리야 돌리나 Mariya Dolina.
그녀는 소련의 영웅 칭호를 받았는데 이렇게 2차 대전 당시 소련에서는 많은 미녀 조종사들이 활약했
었습니다.)


Pe-2의 활약은 독소전 초기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1942년 들어서면서 독일 공군의 요격기들을
따돌리면서 정확한 폭격으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 조종사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
해서 꾸준하게 개량을
했고 마지막 버전인 Pe-2K와 Pe-2I까지 약 11,400대가 생산되었습니다.

핀란드 공군의 경우 IL-4의 경우처럼 독소전 초기에 나치에 포획된 Pe-2를 7대 받아서 정찰임무에
쓰였었습니다. 원래는 급강하 폭격기로 쓰려고 했지만 엔진에 너무 무리를 준다는 판단 때문에 임무
를 변경한 것이죠.



(눈 덮인 비행장에서 급유를 받는 Pe-2)

핀란드 공군의 Pe-2는 1944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역사 중 가장 큰 전투로 기록된 탈리-이한탈라
(Tali-hantala) 전투에서 소련군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정찰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해서 핀란드
군의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하기도 합니다.

소련이 자랑하는 급강하 폭격기가 적군의 정찰기로 둔갑해서 패배를 안겨줬으니 참 기이한 인연 아닐
까 합니다. ^^;;;

아무래도 남은 무기인 IL-2와 (찾을 수 있다면) 독일해군의 UJ-103 등은 다음 게시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ㅜ.ㅜ

정보 및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링크 1, 링크 2, 링크 3)

덧글

  • 프랑켄 2009/03/02 09:53 #

    밑의 폭격기 보니깐 제대로 된 방어기총 하나 없는데, 기동력 하나는 최고였던 모양입니다. 전투기를 따돌리고 폭격했을 정도라면요.^^
  • dunkbear 2009/03/02 10:15 #

    개발할 때 처음 의도했던 목적이 폭격기 호위용 전투기였으니 아무래도 기동력은 다른
    기종에 비해서는 좋았던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기총 하나당 사람 하나씩
    붙어야 하는데 저정도 크기의 폭격기에는 많은 승무원은 좋은게 아니었겠죠.

    무엇보다 인명경시의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소련이었으니 더욱 기총은 불필요... ㅋ
  • 계원필경&Zalmi 2009/03/02 14:50 #

    이녀석하고 오인(?)되는 기종이 바로 Tu-2이죠...(이녀석도 쌍발 폭격기이지만 캐노피 부분이 다르죠...) -> 루마니아 해군은 좀 안습이라는...ㅠㅠ
  • dunkbear 2009/03/02 16:16 #

    현재 운용 중인 NMS 레겔레 페르디난드도 영국 해군에서 쓰던 군함을 중고로 도입한거죠... -.-;;
  • ghistory 2009/12/19 12:15 #

    Tali-Ihantala: 탈리-이한탈라.

    Mariya Dolina: 마리야 돌리나.

    Petlyakov: 페틀리야코프.

    Sharashka: 샤라슈카.

    후르시초프→흐루쇼프.

    Leonid Ramzin: 레오니트 람진.

    GPU: GPU의 후신이 NKVD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tate_Political_Directorate

    Likhoi: 리호이.

    Vifor - Aquila - Melilla: 비포르-아퀼라-멜리야.

    Viscol - Falco - Ceuta: 비스촐-팔코-세우타.

    Vârtej - Nibbio - Letuchy: 버르테지-니비오-레투치.

    Vijelia - Sparviero: 비젤리아-스파르비에로.

    Marasti: 마라스티(이탈리아어라면)

    Pattison: 패티슨(영어식 표기로 추정)


  • dunkbear 2009/12/21 11:24 #

    다 수정했습니다. GPU 설명은 GPU가 NKVD와 KGB의 전신임을
    말하려고 했는데 바보 같이 문장을 엉성하게 쓰고 말았네요. ㅎㅎㅎ

    후르시초프는 하도 오래 이렇게 표기해서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양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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